생리컵은 컵 모양으로 된 실리콘을 접어 질 안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내는 생리용품입니다. 찝찝함이 적다는 장점으로 최근에는 생리대 대신 생리컵을 선택하는 여성이 늘고 있는데요.
생리혈이 외음부에 거의 묻지 않아 생리혈을 처리하기 쉽고, 생리 기간 불쾌한 냄새도 거의 없다고 합니다. 실제로 생리컵을 사용한 사람들은 매우 만족스럽다는 후기가 대부분이지만 한편으론 실리콘으로 제작된 생리컵이 유해 물질은 없을까 걱정도 끊이지 않습니다.
2년 전부터 국내에서도 판매되는 ‘생리컵’이 탐폰처럼 독성쇼크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미생물학회에서 발간한 ‘응용 및 환경 미생물학’에서는 최근 프랑스 클로드 버나드대 연구팀이 진행한 독성쇼크증후군의 원인에 대한 연구에 대해 전했습니다.
독성쇼크증후군 관련 사례는 대부분 생리 기간 중 탐폰을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독성쇼크증후군은 심한 고열과 구토, 복통, 설사 등의 증상이 발생하며, 증상이 점점 악화되면서 혈압이 떨어져 쇼크 상태에 빠지거나 사망까지 할 수 있습니다.
클로드 버나드대 연구팀은 독성쇼크증후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진 포도상구균의 확산에 탐폰과 생리컵이 어떤 관련이 있는지를 중점으로 연구를 진행했는데요.
연구진은 총 15종류(탐폰 11종, 생리컵 4종)를 대상으로 포도상구균을 배양했고, 그 결과 탐폰과 생리컵 두 가지 모두 포도상 구균이 잘 확산될 수 있는 환경이란 점을 발견했습니다.
속옷에 부착하는 생리대에 비해 질 속에 넣는 탐폰과 생리컵은 질 내 산소 공급이 원활히 되기 때문에 포도상구균이 독성을 일으킬 정도로 증가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생리컵은 생김새와 용량 때문에 더 많은 산소가 담기며, 컵 속 포도상구균이 쌓이면 살균이 더 어려워집니다. 연구원 제럴드 리나 클로드버나드대 미생물학과 교수는 “생리컵 때문에 독성쇼크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으며, 지난 3년간 프랑스에서 두건의 사건 사례를 확인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연구를 진행한 탐폰 11종들 또한 모두 포도상구균의 확산을 촉진했는데요. 그중에서도 순면으로 된 탐폰은 일반 면, 레이온, 비스코스 혼방 등으로 제작된 탐폰과 면이 아예 쓰이지 않은 탐폰보다 더 많은 독성을 발생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연구를 진행한 교수는 “순면 탐폰의 구조는 다른 소재의 제품보다 안정성이 부족했다. 이 때문에 산소가 더 많이 유입되고 포도상 구균이 활발하게 확산됐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다행인 사실은 독성쇼크증후군이 생각보다 흔하게 발생하지 않으며 812건의 발병 사례가 보고된 1980년과 40건만이 보고된 2020년을 비교해 보면 점점 탐폰 제작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포도상구균은 대부분의 사람 몸에서 흔하게 발견되지만 건강한 사람이라면 아무런 증상을 나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포도상구균의 수가 급작스럽게 증가하면 독성을 발휘하는데요.
이 경우에도 80%의 여성은 이 독성에 대한 내성을 지니고 있지만 내성이 없는 20%의 여성들은 독성쇼크증후군을 겪을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문가들은 “흡수력이 낮은 탐폰을 사용하고, 4∼8시간마다 한 번씩 갈아주는 것이 좋다” , “생리컵은 사용 전 손을 씻고 한 번에 6시간 정도만 사용하고 사용 후에는 5∼10분가량 끓는 물에서 소독해야 한다”며 “탐폰이나 생리컵을 사용하는 중 갑작스러운 고열, 어지럼증, 구토와 발진 등 독성쇼크증후군 증상이 발생한다면 그 즉시 제거 후 병원을 방문해야한다”라고 당부했습니다.
자신에게 맞는 크기의 생리컵을 정상적으로 착용하더라도 질 내에 삽입한 후 쉽게 빠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하곤 합니다. 이럴 때 생리컵을 무리하게 제거하려 하면 질에 상처가 생기고 상처를 통해 감염, 혈전증 등을 유발할 수 있는데요.
따라서 간단히 제거되지 않는 경우에는 가까운 산부인과에 방문해 제거 받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생리컵이 잘 빠지지 않는 경우가 자주 발생한다면 생리컵 사용을 중단하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