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중 여성은 특정 음식이 몹시 먹고 싶어지는 충동에 종종 빠지곤 한다.
이는 배아의 발육에 유리한 환경을 만들기 위한 것으로 과거 어르신들은 ‘엄마가 먹고 싶은 것이 아니라 아이가 먹고 싶은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부 음식은 뱃속 아이에게 비만 등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대한산부인과학회에 따르면 임신부의 비만은 태아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데 신경관결손 등 태아기형과 태아성장 이상, 조산을 비롯해 심하면 태아 사망률을 높인다고 말했다.
또한 과도한 음식 섭취로 비만이 되면 임산부 자체의 건강을 위협, 임신성 당뇨를 비롯해 고혈압성 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발병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그렇다면 임신 중 아이와 산모를 위해 피해야 할 음식은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보자.
1. 초콜렛
많은 여성들이 임신 중 단 음식이 자주 먹고 싶어지는 경험을 하게 된다.
하지만 임신 중 초콜릿을 너무 많이 먹으면 태아가 뚱뚱해 질 확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산부인과학저널(British Journal of Obstetrics and Gynaecology)에 발표된 아일랜드 더블린대학교 알렉스 에반박사 팀은 양을 대상으로 단 음식과 태아 비만의 상관관계를 연구했다.
3개월 동안 암컷 양에게 실험을 진행했는데, 보통 먹이를 제공하면서 추가로 하루에 두번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제공한 뒤 수치를 비교해 보았다.
그 결과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제공한 양에게서 태어난 새끼양의 몸무게가 더 많이 나갔고, 출생 후 몸무게가 불어나는 속도 또한 빠르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잇었다.
연구팀은 “임신 중 당지수가 높은 음식을 수시로 먹으면 고혈당증이 일어나고 인슐린 생산이 자극돼 태아 성장에 영향을 준다”라고 설명했다.
2. 빵
빵 역시 당지수가 높아 임신 중 과도하게 섭취하면 태아의 비만에 영향을 주는 음식이다.
당지수는 음식을 먹은 뒤 혈당이 얼마나 빠르게 올라가는지를 표시한 수치로 흰빵, 사탕, 설탕 등은 당지수가 높다.
반대로 당 지수가 낮은 음식으로는 구운 고구마(44GI), 사과(28GI), 우유(25GI), 토마토(30GI) 등이 있다.
3. 카페인
영국의사협회지에 게재된 노르웨이 공공보건연구소(NIPH) 연구에 따르면 임산부가 카페인을 많이 섭취할수록 과체중인 아이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연구팀은 산모와 아이 5만 943쌍을 대상으로 임신 중 섭취한 카페인의 양을 보통, 높음, 매우 높음, 낮은 수준으로 분류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그 결과 카페인 섭취량이 보통, 높음, 매우 높음 수준인 임산부가 낳은 아이가 3세가 됐을 때, 낮음 수준의 아이보다 과체중일 확률이 각각 5%, 17%, 4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150ml 원두커피 한잔에 있는 카페인은 약 110~150mg, 인스턴트커피 1잔의 카페인은 약 60~108mg이다.
심품의약안전처가 권고하는 임산부 하루 카페인 권고량은 300mg이니, 원두커피는 약 2잔, 인스턴트커피는 약 3잔 이하로 마셔야 아이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한다.
4. 구운고기
커피나 카페인과는 반대로 임신 중 구운고기를 많이 먹으면 저체중아 출산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하니 이 음식도 주의해야 한다.
인하대학교 사회의학교실 임종한 교수는 고기를 직접 굽거나 기름에 튀길 때 벤조피렌 등의 유해물질이 나오는데, 이 유해성분은 태아의 체중이나 키, 머리 둘레가 줄어들게 한다고 설명했다.